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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듣기만 해도 치매 위험 감소한다

'이 소리' 듣기만 해도 치매 위험 감소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밤에 핑크소음을 들으면 기억력을 올리고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면'의 질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핑크소음은 음폭이 넓어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일상생활 소음인 백색소음의 변종으로, 백색소음보다 소리가 크고 모든 옥타브에서 일정한 에너지를 낸다. 백색소음이 조용한 카페에서 나는 소리처럼 적막한 공기를 채우는 소음이라면, 핑크소음은 일정한 속도로 내리는 빗소리, 해변에서 파도가 반복해 돌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심장 박동 소리 등 크고 일정하게 들리면서 심신 안정 효과를 주는 소리다.

기억력, 인지 기능 그리고 치매 예방까지 수면은 뇌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다. 잠을 잘 자야 기억력이 향상되고 치매 발병 위험도 뚝 떨어진다. 실제로 미국하버드대 의대 브리검 부인병원 연구팀이 20쌍의 단어를 한 그룹에는 아침 9시에 보여주고 저녁 9시에 기억해 내도록 하고, 다른 그룹에는 저녁 9시에 보여주고 적정시간 잠을 자게 한 후 아침 9시에 기억해 내도록 했더니, 중간을 잠을 잔 그룹이 훨씬 기억을 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치매관련 국제 학술지 'Alzheimer Dis Assoc Disord'에 게재된 한 연구에서도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기억력, 주의력, 인지기능이 모두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그 이유가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에서 MRI 영상으로 명확히 확인됐는데, 깊은 잠을 잘 때만 뇌 노폐물이 뇌척수액을 타고 밖으로 매우 세차게 씻겨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잠들면 1~2단계(얕은 수면), 3단계(깊은 수면), 렘수면 단계(꿈을 꾸는 수면)를 한 주기로, 약 5바퀴 돌게 되는데, 3단계 수면 중에만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뇌 찌꺼기가 배출되는 것이다. 잠을 적게 자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져 3단계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뇌에 노폐물이 쌓여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발병 위험도 올라간다.

핑크소음에는 다른 소음과 달리 3단계 수면을 강화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베이징 대학의 주에 장 교수 연구팀이 실험참가자 모두에게 핑크 소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잠을 자도록 한 후 두뇌 활동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핑크소음을 들려줬을 때 3단계 깊은 수면까지 제대로 도달하는 안정적인 숙면을 취할 확률이 최대 4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참가자도 75%가 핑크 소음을 들려줬을 때 더 잘 잤다고 답했다. 실제로 핑크소음을 듣고 잤을 때 기억력도 더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2017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핑크소음을 듣고 잔 다음 날 기억력이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기억력이 무려 3배 이상 향상됐다. 미국 애리조나 의대 수면·건강 연구프로그램 마이클 그래너 교수는 "핑크소음이 시끄러운 도시 환경에서 소음을 덮는 소리 담요 역할을 했을 수 있다"며 "어릴 때 안고 자던 곰돌이 인형을 품에 안아야 잘 잘 수 있는 것처럼, 평소 듣던 소음이 시끄러운 소음을 덮고 안정감을 준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핑크소음의 숙면 기능은 아직 과학적으로 어떤 의문의 제기가 없을 정도로 완벽히 증명된 것은 아니다. 대규모, 장기간 연구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수면 생물학과 마샤스 배스너 교수는 "많은 사람이 핑크소음을 사용하고 있지만, 매일 핑크소음에 의존해서 자는 게 괜찮은지 등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결국 지속적인 소리 청취는 우리 뇌를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신호 인식을 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핑크소음에 익숙해지면 계속해서 소리를 키우게될 여지도 있다. 노스웨스턴 의대 생체리듬 수면센터 필리스 지 센터장은 "청각은 소음의 강도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같은 효과를 얻으려고 소음의 강도를 점점 높이게 된다"며 "너무 크게 듣는 핑크소음은 청력을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 70dB 이상의 소음을 들으면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대화 소리가 60dB, 조용히 돌아가는 냉장고 소리가 40dB 정도다.

한편, 숙면을 취하려면 핑크소음을 듣기 전에 수면 위생부터 챙겨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야 한다. 15분 정도 침대에 누워 잠들지 못했다면 침실에서 나와 몸과 마음을 이완할 수 있는 명상 등을 하는 게 좋다. 억지로 침대에 누워있으면 몸이 더 이상 침대가 자는 곳이 아니라고 인식할 수 있다. 자기 전에는 블루라이트가 나오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는 삼가고, 침실 온도는 16~20도 정도로 낮추는 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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